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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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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8
    울릉도 여행 2010 11/3~6
그동안 생활에 쫒겨 맘에만 담아두었던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를 두고 고민을 하다 울릉도를 택했다. 제주는 여러차례 가본 곳이고 언젠간 갈 일이 생길 것이고 지리산 둘레길을 생각해 봤으나 인터넷 검색 중 여행객이 많아져 이런저런문제점들이 생기고 있다 하여 울릉도로 가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떠올르지 않는 울릉이 왜 갑자기 떠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트위터를 통해 읽었던 몇개의 글이 연결된 것 일게다.

이런 저런 우여 곡절 끝에 묵호항에서 1시에 출항하는 배에 올라 배멀미 걱정과 미지의 섬에 대한 기대로 꽉차 있을 무렵 문자 한통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김상진 기념사업회 회장이신 재호형의 급작스런 부음에 도동항에 도착할 때 까지 내내 돌아갈 방법만 머리속에 맴돌고 여행 계획은 온데간데 없다. 도동항에 도착하여 보니 이틀이나 풍랑으로 결항된 때문으로 뭍으로 나갈 사람들이 장사진이다 보니 배편을 구하기 어렵게 됐다. 다음날 배편도. 무거워진 마음은 어쩔수 없으나 여행 또한 어쩔수 없다. 늦어진 출항으로 도착하니 벌써 해가 산너머로 넘어 가고 있어서 도동 주변의 관광지를 둘로 보기로 하고 독도 전망대와 도동약수공원을 다녀오니 어덕해 진다. 도동이 섬 동쪽에 있다 보니 어둠이 일찍 찾아 온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 오니 7시. 혼자 여행이다 보니 할일도 없고 문상 가지 못한 죄스러움을 털어 버릴려고 가게에서 사온 쐬주와 맥주를 청승맞게 비우고 산책이나 하려고 항구 쪽으로 나가니 행남해안산책로가 눈에 들어 온다. 해안을 따라 가로등이 죽 늘어서 있는데 저동까지 가는 길이라 한다.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카메라 정리하고 문상가 있는 지인과 전화통화 하고 나니 1시가 넘어 버렸다.

아침 7시50분 까지 나오라는 가이드의 문자를 받고 울릉도 일주 관광과 간단한 트레킹 일정을 시작한다. 도동에서 출발하여 통구미,남양,태하를 거쳐 예림원까지 친절한 가이드의 안내로 기암괴석에 얽힌 사연들을 듣기는 하는데 어느 여행지나 다를바 없는 설명은 좀 지루 하다. 섬을 둘러 보며 평평한 해안도로 쯤으로 생각했던 것이 어이 없어지며 울릉의 땅에 기대어 사는 이들의 팍팍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경사진 땅에 농사 짓고 수확하고 오르내리는 이들이 존경스럽기 까지 한다. 나리분지에서 점심 후 석포 마을에서 내수전 까지 이어지는산길을 걸어 이동한다. 옛길을 정비하여 트레킹 코스로 개발해 놓은 곳인데 걷기에 무난하다. 산허리를 잘라 만든 길이라 오른쪽은 가파른 산이고 왼쪽은 깍아지는 벼랑이다. 걷는 사이사이 보이는 바다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비로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수전 전망대와 봉래폭포를 보는 것으로 이들째 울릉도 여행도 마무리 된다. 하루동안 둘러본 울릉은 깍아지는 절벽과 해안도로를 따라 죽 늘어서 있는 기암괴석이 있는 어느 여행지 보다 이국적인 섬이라는 것을 느낀다.


삼일째 되는 날 성인봉을 완주하기로 한다. 최근들어 등산을 몇번 해 봤지만 산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어떻게 페이스를 조절해야 하는지 아직은 초보이다 보니 자주 놓친다. 여행사에서 알려준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하여 오른 안평전 코스. 무난하긴 뭐 무난?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30여분을 그냥 급경사길이다. 정상까지 한참 남았는데 벌써 이러면 정상 부근의 깔딱은 어쩔거냐는 걱정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오르니 정상 부근은 오히려 완만하다. 정상을 지나 나리분지 쪽으로 하산길을 잡고 나무계단을 내려 오니 왼쪽에 성인수라는 약숱터가 보여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재호형 가시는 길 울릉도에서 술한잔 올리고 다시 나무계단을 계속 내려 가다보니 단풍이 장관이다.

나리분지 쪽에서 올라 오는 팀 몇을 제외하고는 하산하는 길에 만난 등산객은 없다. 혼자 다니는 데 익숙한 나에겐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나리분지로 내려온 후 추산(송곳산)으로 내려가려 하는 데 길 찾는데 실패하고 어쩔수 없이 천부길로 들어서 한참을 구비구비 길을 내려오니 해변마을 천부에 도착했다. 흔히 시골마을에서 보던 다방 아가씨가 차배달을 마치고 내려가고 있다. 정겹다고 해야 하나 뭐라해야 하나. 아가씨가 나선 곳엔 벌건 대낮에 두 아저씨 얼큰하게 취한채 언쟁이 한참이다. 무슨 언쟁거리 인지 궁금하지만 잘못하단 어떤 불똥이 튈지 두려워 귀를 쫑긋이며 지나친다. 천부에서 현포까지 해안도로를 걸어 도착하니 3시경. 어제 트레킹하던 석포로 갈 생각이었는데 해떨어지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저동으로 가는 도중에 날이 어두워 질 것 같아 포기하고 해안도로를 걸었다. 현포에서 버스타고 도동으로 복귀하니 4시경이다. 엇그제 중간에 돌아온 행남해안 산책로를 마저 돌아 보기로 한다. 등대를 보고 저동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아찔한 회전계단을 내려 저동 촛대바위까지 왕복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울릉에서의 마지막날 오후에 죽도관광을 하기로 하고 오전에 지난번 다녀온 태하마을 옛길을 찾아 보기로 하고 버스에 올랐다. 태하에 내려 항구와 성하 신당을 잠시 살펴 보고 옛길을 찾아 마을로 들어가니 집사이에 자그마한 골목길에 옛길 표시가 있다.역시나 울릉도 답게 절벽에 한사람 겨우 다닐만한 길이 보인다. 지금은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로 오르는데 옛길로 올라 모노레일 승강장을 지나자 관광객 한분이 호기심을 보인다. 휘적휘적 돌아 다니다 자그만 오솔길을 발견하고 한참을 가니 절벽사이 해송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돌아갈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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