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
85년 경인가?
이 시를 노래로 만들어 나온게...
잔디밭에 모로 누워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가락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며칠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 문이 열리는 바람에 흠칫 하기도 했지요.
과녁이 정해 진다면 뒤돌아 보지 말고 가야겠지요?
만약 과녁이 내 심장을 겨누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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