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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부쩍 개발자들의 업무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한때는 호황을 구가하던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3D 업종이라고들 합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의 업무 환경이 구조적이라는 데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 늦게 프로그래밍을 배웠습니다. 물론 애플을 가지고 카세트 테입에 저장된 게임을 로드하여 놀기는 해 봤지만 밥벌이로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접한 것은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클리퍼 라는 놈을 알게 되면서 부터지요. 당시 중고 286에 3.5인치 디스크 드라이버달고 20MB 도시락 시게이트 하드 달아 집에 들여다 놓으면서 이놈의 직업이 시작된 거지요. 다니던 출판사의 장부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책한권 달랑 사들고 와서 샘플 소스 분석하며 2달여 만에 그런데로 쓰만한 녀석을 회사에 깔아 놓고 잘 이용했었죠. 이게 제 개발자 인생의 서막입니다.
그러다 개발회사에 취직하여 개발이 좋아 고등학교만 마치고 개발일을 시작한 한참어린 사수에게 몇가지 사사를 받고 본격적인 개발일을 시작했습니다. 개발이라는 일이 일의 결과가 본인 의지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보니 밤을 새는 일은 다반사에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본인의 작업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렇게도 좋더군요. 결혼해서 아이가 돌이 채 안되어서는 지방 대학 연구소에 파견 근무를 자청할 정도로 그때의 열정은 대단했었답니다.
지금은 어떠냐구요?
지금도 개발하고 있는데 예전의 열정은 많이 사라지고 그저 주어진 일을 겨우겨우 맞춰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도 아직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20년을 돌이켜 보면서 머리속에 남는 것이 두어가지 있더군요.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만약 시간이 주어진다면 꽉 짜여진 프레임에서 벗어나 프레임 설계 부터 구현 까지를 제 손으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루가 다르게 개발방법론이 나오고 프레임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철학으로 무장된 것들을 이해하느라 밤잠을 설쳐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진거죠. 제일 싫어 하는 일중의 하나이지만 현실의 세계에선 어쩔수 없이 외워야 하는 상황이 강요되는 겁니다. 빠르게 적응하여 현실에 응용하는 것에 길들여진 환경탓에 더더욱 이런 상황이 가속화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일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대안은 결국 개발 커뮤니티가 되겠지만 누가 주도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느냐와 프레임 설계 초안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겠지요.
현업 일을 놓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개념만 머리속에 있다고 해서 결코 코딩이 안되더군요. 처음 개발일을 시작했을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답답함은 현업에서 멀어져 가는 순간 닥치는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회과 설계가 업무 처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지고는 있다곤 하지만 결국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것은 코딩입니다. 사실 설계를 할때 실제 개발자들 입장을 어느정도나 고려해서 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조금 무리한 이야기 일지는 모르겠지만 제데로된 설계를 하려면 현업에서 손을 떼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밥벌이에 대한 요즘 생각이 많아 지고 있습니다. 자꾸 안주 하려는 태도를 좀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