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8일(목)
오늘이 또 절에가는 날입니다. 삼재.가신지 3주째 되는 날입니다. 그너나 몇 달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허전한 마음은 갈수록 더 한 것 같구요. 여보, 어젯밤도 당신을 보았지요. 요즘은 날마다 보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뚜렸한 모습, 다정한 말씀은 한마디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힘을 내 화단 정리를 하였는데 당신과 함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또 옛날 생각이 자꾸납니다. 작년에는 조그만 화분 하나라도 당신과 함께 였는데 올해는 당신대신 철훈이와 함께 했습니다.
전 당신을 대신해서 철훈이와 하고있습니다. 당신 없이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미는 없을 것 같구요. 하지만 죽은 당신보다야 났겠지요. 정말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여보, 왜 우린 그렇게 고생을 했는지, 쩔쩔 매었는지 … 이제 막 고비를 넘기고 일어서려는 순간 이렇게 억울하게 가버리면 어떻합니까? 이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서럽지는 않겠습니다.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겠습니다. 고생 끝에 락이란게 무엇입니까? 죽는게 락이 되었군요. 여보 잡아당길수만 있다면 죽을힘을 내서라도 잡아당기고 싶습니다. 전 무슨 락으로 삽니까? 현재로선 락이라곤 없을 것 같습니다. 오직 저에겐 자식들 잘 되어가는 재미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네, 예전에도 주고만 살았으니 앞으로도 주고만 살까요? 제 모든 것을 주려고합니다. 아낌없이 다 주렵니다. 그멈 편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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