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토)
여보 오늘이 병원에서 집으로 온지 꼭 한 달째입니다. 퇴원 수속 밟으면서 둘이 부둥켜안고 울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나갔구려. 주위 모든 사람들은 다 제 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살고 있건만 전, 전 그러지를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여보, 이런 나를 두고 어떻게 가셨습니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잠시 제 곁을 떠난것만 같습니다. 영원히 떠나려 했다면 저에게 긴 얘기 꼭 하고 갔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단 한마디 내 몫까지 가지고 영암 어머니와 함께 살라던 말씀과 그 누구에게도 빚은지고 가지 않는데 나에게 빚을 지고가니 미안하다고…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여보, 여보 이럴 수가 있습니까? 죽고 싶습니다. 따라가고 싶습니다. 나 혼자 두고 어디로 가셨나요? 얘들은 그래도 저희들의 생이 있고 희망이 있으니 나 같지는 않은가 봅니다. 순간 순간 아버지를 잊을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 잠시도 잊을 수가 없고, 기쁨도 즐거움도 모두 당신과 함께 떠나가 버렸습니다.
낮이면 혼자 앉아 눈물로 보냅니다. 당신이 가고 없으니 전화 벨소리도 울려오지 않습니다. 그 많던 친구들도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오로지 저희 식구 3사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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