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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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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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0일(수)


여보, 오늘은 당신대신 의료보험 조합 주연씨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다방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려니 당신 생각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살아계셨더라면 내가 왜 여기에 나와있겠습니까? 생각할수록 답답하고 눈물이 나옵니다.
날마다 무엇을 할까 망설이고 있을 뿐 내가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여보, 왜 저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아니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아직도 꿈만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 계실 때 나도 좀 돌아다녀도 보고, 친구들도 사위어 볼걸. 집에만 가만히 앉아있다가 이렇게 되고보니 막막하고 슬픔을 더 가눌 길이 없습니다. 당신과 함께 산에도, 들에도, 강에도 바다에도 명승교적, 영화, 다방 등등 두루두루 다녀보지 못한 제가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다니는 걸 좋아하는 당신의 뜻을 받아주지 못한게 이렇게 한스럽고 죄송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그 땐 저도 사정이 있었지요. 이유가 있었지요. 돈이 아까워, 옷이 없어 남 앞에 나서기엔 당신 체면이 안 설까봐 되도록이면 같이 다니는 걸 싫어했고 집에서의 생활도 그런데로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가고나니그저 그렇게 후회;스럽고 인생을 잘 못 산 것 같습니다. 전 다음 세대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후회없는 생을 살려면 제일 먼저,
1) 자기 위주, 2) 자식,3) 주위 이런 순위로 살아가라고 꼭 말하겠습니다. 저처럼 멍청하게 제일 먼저 주위, 다음 자식 맨
끝이 자신이었느리까요. 얼마나 멍청하고 바보스러웠습니까? 제가 생각해 봐도 바보 인생이었습니다. 당신에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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