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3일(목)
여보, 견딜수가 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눈물은 더해갑니다. 혜령이도 잘살고 윤경이도 그런대로, 철훈이도 그런대로… 하지만 저만은 이렇게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 생각을 떨쳐버리려하면 더욱 더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살고싶어하던 그 모습, 엉엉 어시던 그 모습, 죽지는 않으려나봐 하시던 말씀.. 이런 것들이 제 머리에서 사라지지를 않습니다. 산다는게 무엇이기에 죽는다는게 무엇이기에…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고싶어하고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살고 싶어하는 것인가봅니다. 당신이 가버린 지금 저에겐 희망, 즐거움 다 벌리 가버리고 없습니다. 때문에 죽는다는게 그렇게 아쉽고 두럽지 않습니다. 이런 세상 사는 것 보다는 당신곁으로 가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남은 자식들이나 바라보는 희망이나 있다면 모를까 지금은 거의가 끝나버린 현재. 철훈이나 앞으로 연구생활을 계속한다면 제가 희망을 갖고 살아보겠읍니다만 그것은 싫다하니 할 수 없구요. 윤경, 철훈 시집 장가 보내고 살아 생전 당신이 하시던 말씀, 당신 몫10,000,000원은 제가 사회사업하고 갈 터이니 기다리시구려.
여보, 여보 5년만 아니 1년만 더 기다려 주셨다면 후회없는 생을 마칠 수 있었으련만…
이렇게 안타깝게 아쉬움 남기고 가실 줄이야. 전 미쳐 몰랐습니다.
꼭 일어나리라 믿었습니다. 용기만 가지면 그 무슨 병마도 이겨낼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전 열심히 굳게 포기하지 않고 간호를 했는데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되었습니다. 몸부림치고 발버둥쳐도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