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6일(목)
4.19,5.16이 엊그제 같은데 어언 세월이 흘러 몇 십년이 가고 당신마저 세상을 떠나버린 지금 세상은 잠시도 편안하지를 못하는구려.
지금도 학생들은 여전합니다. 당신이 살아계셨더라면 내 아들도 그 틈에 끼어있을는지 아니면 군에 입대하였을는지.
지금 생각해 보변 당신만 살아 계셨다라면 우리 가정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았을텐데, 행복했었는데 한치 앞도 못보고 살아왔었습니다.
주어진 현실에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당신 한 사람이 가버려 이렇게 허전하고 자리가 넓어보일수가 없습니다. 식구가 많아 번잡했던 옛날이 좋았습니다. 일이 많이 힘겨웠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시작부터 번거로운 우리였습니다. 처음부터 둘이 아니라 셋이었습니다.
전 항상 언제 다 끝마치고 오붓한 둘만의 세상을 살아보려했습니다. 그레 한이 되어 단 둘이서 살아가면서 여행도 즐기고 공기좋은 변두리에 넓은 터 잡아 살아보려했습니다. 그렇데 이렇게 되고 말았구려.
어제밤은 당신 생각에 잠 못이루고 업치락뒤치락하면서 몸부림 쳤습니다.
왜 저를 이렇게 만드셨습니까? 이게 저의 운명입니까? 이대로 받아들여야 합니까?
여보, 지난 세월 조금만 편하게 살다가겼더라도 이렇게 후회는 않겠는데, 어떻게 당신을 잊으오리까? 내 머리에서 당신 생각을 지워버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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