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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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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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바로 근처 무키네 마을에 있는 민박집은 한국 여행자들에겐 꽤 알려져 있는 곳이다. 블로그를 검색하다 보면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가정식 식탁 사진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원래는 버스로 스플릿으로 이동하려 하였는데 쥔장에게 부탁하여 택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버스 비용과 이동 시간을 따져 봤을 때 별반 차이가 안난다. 택시는 호주와 영국 청년 4명을 더 태우고 스플릿을 향한다. 앞 좌석의 네 청춘은 끊임 없이 재잘거린다. 처음부터 일행은 아니었을 듯 한데 스스럼이 없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점심 시간 조금 지나 도착한 스플릿은 강렬하다. 뜨거운 해볓과 고색창연한 궁전,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이 사진으로 보았던 영락없는 유럽의 구 도시다. 구도심 한가운데 숙소를 정하고 아드리아해에서 수영을 하자고 나대는 딸아이 등살에 근처 해변을 향한다. 시골 군 소재지 정도의 기차역과 터미널을 지나 도착한 해변은 유럽아니랄까봐 일광욕을 즐기는 남녀노소로 가득하다. 동네 아줌마들의 담소 장소도 되고 아장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의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하고 젊은이 들의 나들이 장소도 된다. 우리네 해변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다. 그런데 너무 뜨겁다. 9월인데 강렬한 태양은 한여름의 그것 보다 강렬하다. 조용히 그늘막 하나 빌려 식구들 수영하는 모습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 해수욕장 안전관리 요원 같다 한다. 그 어디도 안전관리 요원은 보이질 않던데 한국 사람 눈에은 안전관리 요원으로 보이나 보다. 










저녁 마트에서 와인 몇병과 맥주를 사들고 구도심 한가운데 아파트에서 피곤한 스플릿의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 스플릿 어시장과 재래시장을 둘러 보기로 한다. 어시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이른 아침 빗소리에 잠을 깬다. 비가 제법 오는데 며칠 계속 온다고 한다. 다음 일정지 드브로브닉크까지 비 소식이 있다 하니 좀 걱정이다.일단 어시장이 있다는 곳으로 아파트를 나서는데 이젠 폭우다. 대리석 바닥이 빗물로 덮으면서 길은 미끄럽고 준비해간 슬리퍼는 비에 죽죽 밋끌린다. 어렵게 찾아간 어시장은 비가와서 열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디행히 10여 곳의 난장이 열리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 새우를 구워 먹고 고등어를 구워 먹을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우리나라 포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개류나 해삼,멍개는 없지만 유럽에서 소금 구이를 먹을 기대감 말이다. 천일염 가방에 넣을 때 극구 말렸는데 걸리면 뺏기면 된다며 용기를 부린 식구들이 자랑스러울 지경이다.

어시장을 나오니 비가 잦아든다. 내친김에 재래시장이 선다는 광장으로 향한다. 마늘이 귀한 것인지 마늘 사라는 호객행위가 여러 곳이다. 토마토,가지,양상치 이런저런 것들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여느 식당을 가도 야채를 제공하는 메뉴는 별로 없고 짜고 느끼한 음식만 가득한데 야채라니!! 그 기쁨은 이루 표현하기 어렵다. 항상 생 야채를 즐겨 먹는 식성이라 이런 곳이라면 눌러 살아도 될 듯 하다. 올리브유 자그마한 것 하나 사고 식구들은 크로아티아에서 유명하다는 물소 고기를 스테이크용으로 쇼핑백에 담고 나니 갑자기 없던 힘이 난다. 밥과 김치만 없지 내가 원하는 식단이다. 아파트 안에 가득 베는 진한 비릿내는 덤이다. 이 비릿내를 빼려고 창문을 계속 열어 두어야 했다.

스플릿은 휴양지로는 손색이 없다. 아직 이런 저런 부대 시설이 부족하기는 하지는 풍경과 해볓과 바람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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