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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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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해당되는 글 3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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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일기를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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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2월9일
  3. 2006.04.01
    1985년 9월 10일
  4. 2006.04.01
    1985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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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6월 20일
  9. 2006.04.01
    1985년 6월 7일
  10. 2006.04.01
    1985년 5월 18일
네이버에 비밀글로 등록되어 잇던 어머니 일기를 옮기면서 공개로 변경하였습니다.
가족의 역사가 담긴 것이어서 비공개로 할까 하다가 들르시는 분들께서 한번 쯤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아 올립니다. 부친께서 돌아가신게 85년 3월이니 벌써 23년이 지났습니다. 부친을 여의고 겉모습만을 뵐때 어머닌 덤덤하셨습니다. 빈집에 계시는 외로움을 빼면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5년이 지난 90년 1월 금새 부친을 따라 가버리셨지요..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던중 오래된 노트에 기록되어 있는 몇장의 일기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리도 그리워하셨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참 자식이란게 이기적일 수 밖엔 없는 건가 반성도 해봤습니다만....

가끔 가족들에게 보여주고픈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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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2월9일(일)


오늘이 음력 정월 초하루. 쓸쓸히 혼자 앉아 TV보며 지난 1년을 되새겨봅니다. 악몽 같은 지난 1년. 어김없이 세월은 흘러갑니다. 그동안 변한 것도 많았습니다. 혜령이가 아들을 낳고 승훈이가 딸을 낳고 우리 철훈이가 방위를 마쳤습니다. 세월은 자꾸 흐르고 인생은 늙어갑니다. 그리고 병들어 가고요. 만나면 헤어지고 이별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만은 거기에서 제외된 인간인 줄 알았습니다.  잠시 착각을 했던 것이겠지요. 작년 일년은 그럭저럭 지냈읍니다만 또 올해는 어떻게 넘겨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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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0일(화)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그간 무엇을 어떻게 살았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나 같은 이에게 물어보면 세월이 약이라고 하던데 전 한 달, 두 달 달이 겹칠수록 생각은 더해갑니다. 잊을 수가 지워버릴 수가 없습니다. 당신을 잊으려고 살아계실 때 나에게 잘 못한 것만 되살려 봅니다. 하지만 살아계실 땐 내가 다 옳았던 것 같은 것이 지금와서 곰곰이 생각 해보니 제가 잘 못한 것 같구려. 여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저같이 모자란 여자 만나 고생많이 하고 가셨습니다.
당신을 잊기위해 아니 나를 위해 오늘도 절에 다녀왔습니다. 백일기도 오늘로 끝마쳤습니다. 기도하고 법문듣고 점심먹고 하는 것이 저의 유일한 락이랍니다.
불가에선 자식과 나를 묶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나와 남이라고 생각하라 하였습니다. 하물며 당신과 나 사이도 남과 나라고 생각해야 될텐데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고 있사오며 크나큰 과오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고통도 전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라 하였거늘, 나와 당신 나와 자식들의 테두리안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사오니 다음 생애까지 가지고 갈려고 이러나 봅니다.
여보, 당신을 잊게 해주옵소서. 희망을 불어놓어 주옵소서 꿈을 아주 큰 꿈을 저에게 주옵소서.
이 생명 다할 때까지 열심히 살아가게 도와주옵소서

오늘의 공부.
60년 전 을축년 여름 대홍수가 나 봉은사 앞이 물바다가 되여 그 때의 봉은사 주지 스님이 (   )  한사람 건져오면 벼 1 섬을 준다하여 700사람을 건져와 봉은사에 피란시켰다 함. 봉은사는 신라 때부터 있었고 그 때 물난리로 인해 봉은사가 이름을 떨쳤다함. 올 해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 큰 물은 없어 안심이 됨. 일 년 앞질러 작년에 넘어갔나 봄.
양보심. 자비심, 욕심, 탐심에 대하여 설명함.
양보심-무엇이든 다 남에게 먼저를 주는 것이 양보가 아니다. 능력이 있어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게 양보지 자신이 없어 양보하고 뒤쳐지는 것은 양보가 아니다.
자비심- 능력이 있어야 자비심도 생기고 남을 도울 수도 있다.
욕심- 욕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욕심이 많아서 큰 뜻을 품고 열심히 해야한다. 남을 앞질러 나갈 줄 알아야 큰 사람이 된다.
탐심- 탐심은 나쁘다. 탐심은 허영에서 오는 것이다.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1985년 11월23일 공무원 법회 제 4회 2주 4주 무진장 스님 법회
오늘의 법문
불교란 무엇인가?
1. 모든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는 것
2. 2. 마음이 청정하여야 한다. 이 청정함이 부처님의 가르치심이니라.
3. 어리석음을 깨우쳐 깨닳으면 모든 번뇌를 잊으면 이것이 열반이니라
인간의 다섯가지 오욕 - 1. 물욕 2. 애욕 3. 명예욕 4. 식욕 5. 편안한 욕

남자란 어떻게 보면 천진스럽기도 하고 성난 파도같기도 하다. 그러므로 아내의 역은 쉽고도 어려운 것. 어떤 땐 엄마, 어떤 땐 누나, 어떤 땐 아내 다양한 역을 연출해가면서 산다면 어느남자도(폭군도) 순한 양처럼 된다고 하였다.
이법문을 듣고 보니 내 잘못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난 받고만 살려고 했던 것 같다. 포근한 엄마, 감싸주는 누나 역은 못했던 것 같다. 후회스럽다. 지금 계신다면 해드릴 수도 있으련만… 안계시니 다음 세대에게나 전해 줄 수 있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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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수)


여보, 인생이 이렇게 무상한 것인가를 정말 몰랐습니다. 인생이 이렇게 허무한 것인가를 미쳐 몰랐습니다. 다시 재생할 수 없는 생명 가꾸고 아끼며 조심해야 할 줄 알면서도 그렇게 바보스럽게 살아간 과거가 미치고 싶을 정도로 후회스럽습니다. 좀 더 즐기고 살지 못했던게 당신께 미안하구려. 멋을 모르는 나, 일 밖에 모르는 저, 이런 사람과 27년을 살다간 당신 이렇게 짧은 생인 줄 알았더라면 그 누가 멋없이 살았겠습니까? 당신과 저, 80년 아니 100년을 살 줄 알았습니다. 84년 1월23일 제주도의 구혼여행 27주년 기념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될지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항상 말씀하시던 은혼식(30주년)을 어떻게 하려고 혼자만 떠나버리면 전 어떻합니까?
꿈에 선몽을 해 주십시오.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십시오. 한시도 못잊는 저를 이렇게 두고 혼자만 떠나시면 함께 만나 같이 가는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그리울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보고싶을 수가 없습니다. 살 수가 없습니다. 견딜수가 없습니다. 아까운 당신이 간다는게 말이 않됩니다.
전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한없이 눈물만 흘릴 따름입니다. 이 심정 그 누가 알아주리오. 아무도 제 심정을 헤아려 주는 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당신과 나, 연젠가는 잊을 날이 오겠지요.
여보, 여보, 한 없이 불러보고 싶은 당신입니다. 부디 부디 왕생극락하시어 이 세상에서 못다 푼 한 저 세상에서 푸옵소서. 관세음보살 관세음 보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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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8일(목)


여보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어젯밤도 그제 밤도 연 속 당신이 꿈에 보입니다. 나는 당신을 믿었습니다. 매사에 신중을 기한 분이라고 그래서 하루 이틀 삼일 이렇게 들어오지 않으셔도 찾지도 수소문도 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당신이 이렇게 될 줄이야 꿈엔들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여보, 보고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다 싫습니다. 부모도, 자식도. 오직 당신 한사람뿐입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딘가 먼 여행을 떠나 언젠가는 꼭 여보 하며 돌아올 것만 같습니다. 여보, 그렛밤 당신이 제 곁에 누워 계시기에 깜짝놀라 일어나 보니 꿈이었습니다. 여보, 여보 당신과 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불료에서 말하는 전생, 내생 현생의 삼생이 있을까요? 있다면 만날 수 있을까요? 설령 만난다 하여도 현생만 일고 사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여보, 당신과 저 이렇게 복도 없을께요. 60만 더 살고 갔어도 이렇게 슬프진 않겠는데 잊으려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끊으려해도 끊을 수가 없습니다. 전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전 어떻게 생을 마쳐야 합니까? 이렇게 두고 가면 전 어떻하라고…야속합니다. 몇 백년을 살 줄 알고 죽음이라곤 생각도 않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나도 이렇게 오늘을 살아있지만 내일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를 일. 하지만 먼저 가신 분에 대해 이렇게 서러울 수가 , 이렇게 슬플 수가 정말 못견디겠습니다. 정말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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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4일(월)


한송이 꽃만도 못한 인생 길고도 짧은 이 인생 무엇하러 이 세상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건가?
생체는 썩어 없어지지만 마음은 영원히 살아있는건가? 가신지 몇 달이 지나갔건만 생생히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 둘이 처음 만났을 적부터 지금까지의 생활을 더듬어 보면 희노애각이 왔다갔다했지만 즐거움이 더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여보, 어젯밤도 역시 당신이 보이더군요. 이렇게 날마다 보이는 당신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워버릴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왜 당신이 이렇 변을 당해야 합니까? 남들은 다 조기발견을 해서 수술을 하고 일어나는데 당신은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매사에 신중을 기하고 또 기하는 분이 그렇게 모르고 계셨단 말입니까? 생각할수록 가슴을 쥐어뜯고 싶습니다.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습니다. 요 근래 몸이 건강하셔서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꿈도 안꾸었습니다. 여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저만 이렇게 살아 당신이 못 먹고 못입고 벌어놓은 돈으로 자식들과 제가 먹고입고 살아가려니 목이 메입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날이 가룻록 생각은 더 해갑니다. 달이 갈수록 가슴에 머울은 더 커갑니다. 
여보, 여보, 다시 인연이 닿아 우리 내세가 있다면 꼭 만나요. 당신 평소에 이런 말을 잘 했지요. 지겹도록 살았는데 죽어서는 안 만난다구요. 하지만 우리 꼭 만나요. 다음에 만나면 잘 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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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일)


오늘 일요 법회 참석을 했었습니다. 오늘은 옛날 법주사의 주지스님이시고 시인이시라 하더군요, 그 스님에 의하면 '생명이란 자기의 업에 의하여 산다고 했었습니다. 전생에 지은 죄가 많으면 현세에 고생, 괴로움, 가난, 현세에 죄를, 적선을, 악을, 나쁜 짓을 하면 내세에 지옥에 떨어진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니 나고 죽고하는 것도 자기의 없에 의한 것이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전생에 지은 업 때문에 그토록 고생하다 갔고 저 역시 전생의 없에 의하여 이러한 고통을 받는 가 봅니다.
하지만 당신은 현세에서는 죄를 짓지 않았으니 영원한 범신되어 왕생극락하리라 믿습니다. 부처님께 빌어도 관세음보살을 천번 만번 불러도 없에 의해 태어난 생명은 어찌할 수가 없다했습니다. 당신이 항상 말씀하시던 기복종교, 오늘 스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 터무니없는 복을 비는 것은 부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요. 이뤄주지 않는다구요.
여보,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 큰 고통을 주셨습니다. 한시도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죽음보다 더 괴로운게 외로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주 절에도 갑니다. 시간보내기 위해 절에서 밥도 얻어 먹고 옵니다. 하지만 집에오면 외로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상영이 엄마가 오라고 해서 절에거 잠실로 갔었습니다. 저희들끼리 돈을 거둬 내 옷을 사주더군요. 하지만 마음은 허전하고 외로움을 쫓을 수는 없었습니다.
여보, 여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어젯밤 꿈에는 당신과 제가 이사를 한다고 둘이서 짐을 챙기고 차에 싣고 어디론가 가다가 꿈을 깼습니다. 여보,여보, 그립습니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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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0일(목)


아주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날이 가도 당신 생각은 여전합니다. 지울 길 없을 것 같습니다. 여보, 당신과 나 이젠 영원히 그만인가요? 하지만 전 언젠가는 꼭 둘이 만날 것 같은 착각속에 살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여보하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것 같기도 하고 먼 외국땅에 가 있는 느낌도 들고요. 작년 이맘때는 워커힐 뒷산 천마산에 다녔는데 올해는 이렇게 되고 말았구려. 여보, 이 근래 당신이 몸을 너무 아끼지않고 무리한데다가 단식끝에 독주마시고 등산한 탓인가 생각합니다. 너무 건강을 과시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엔 전 죽고 사는 것은 운명으로 생각했었는데 당신을 보내고 생각하니 운명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이간 재생할 수 없는 일회용이란 것을 이제야 깨닳았습니다. 그러니 매사에 몸을 조심하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으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보, 윤경이도 당신이 넣어주고 간 의료보험조합은 그만두고 출판사에 나가고 철훈이도 방위로 빠져 3주 훈련을 받기 위해 태릉 불암동으로 6월10일 들어갔습니다. 제가 이맇게 할 일이 없어졋습니다. 타고난 일복 다 덜어버렸습니다. 이젠 당신과 함께 즐기고 살아야할 시기인데 이렇게 외로운 혼자가 되었습니다. 인생이란 죽는 것도 불쌍하지만 외롭게 된것도 죽는 것 이상으로 불쌍하게 여겨집니다. 여보, 여보, 그렇다고 저마저 죽어버린다면 자식들은 어떻게 될까요? 양친이 없는 자식들도 불쌍하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저라도 외로움 찹고 견디면서 이 생명 다할 때까지 당신을 그리며 자식들을 위해 살아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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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7일(금)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절대 열심히 다니고있습니다. 백일기도도 드려보고 있으나 자나깨나 당신생각 앉으나서나 당신생각뿐입니다.
예전엔 미처 이렇게 외로운 것인가를 생각못했습니다. 요즘은 밤이면 당신모습을 몇 차례보곤합니다. 보면 볼수록 생각은 더해가고 가슴은 터질 듯 멍울이져 올라오곤 합니다.
여보, 정말 견디기 어렵습니다.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런 재미도 없습니다. 당신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남들도 저처럼 이렇까요? 앞으로 남은 생 어떻게 메꿔나갈까요? 앞이 캄캄합니다. 어디를 가나 오나 나만이 혼자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둘인데 저 만이…
어제 국립묘지에 갔었는데 그 하고많은 사람 중에 당신만 빠져있는 것 같고 나만 혼자인 것 같았습니다.
여보, 당신도 절 잊을 수가 없겠지요? 이런 저를 자식들을 두고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떠날 수가 있습니까? 어제밤 꿈에는 아주 선명하게 당신이 방으로 들어오셨더군요. 곤색 양복에 멋있게 꾸미고 차려놓은 밥상앞에 앉아 정신없이 먹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살아생전에는 그렇게 먹어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배가 고파서인지 화가나서인지 무엇 때문에 화도 좀 나있었든 것 같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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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토)


오늘이 화곡동 형님 생일이었습니다.
작년 이땐 당신이랑 나랑 윤서방이랑 혜령이랑 같이 갔었습니다. 작년 이 땐 행복했는데… 좋은 줄도 몰랐습니다. 그 때는 그 때대로 속이 상했습니다. 여보, 그 속상하고 괴롭고 고통스러웠던 것이 행복이었나봅니다. 그 때가 이렇게 그리울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제 마음대로입니다.
작년같으면 당신 저녁 때문에 점심먹고 곧장 집으로 왔었는데 올핸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차분히 저녁까지 얻어먹고 버스를 타고 오다 차장아가씨더러 문래역에서 내려달라했더니 잘못 내려줘 두 정거장이나 앞당겨 내려주웠더군요.
옛날엔 무척 걷기가 싫었는데 요즘은 어쩐지 혼자 아무생각없이 한없이 걷고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앞당겨 내린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비는 철철오고 철벅철벅 우산을 쓰고 문래역까지 와서 전철을 타고 집에왔습니다. 하지만 저를 반기는 자식들 뿐 저의 가슴은 텅빈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허전함 뿐이었습니다.
여보, 이렇게 허전할까요? 이렇게 생각이 날까요. 생각할수록 꿈만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남들은 다 잘들 살고있는데, 유독 나만 이렇게 되었을까요?제게 힘을, 용기를 주옵소서. 당신도 이런 저를 좋아하지 않겠지요? 당신 말처럼 굵게 짧게 살겠다던 당신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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