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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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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엘 가면 마음은 항상 한라산 이었다.
형편이 되질 않아 힌라산 언저리 오름이나 많은 이들이 찾는 공원길 다녀 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에겐 신혼 여행지로서의 기억과 젊은 날 알게된 4.3의 기억이다. 순이삼춘 화산도의 기억 공간이다.
태풍 찬투가 머물다 간 제주에 내렸다. 태풍이 동반한 폭우로 엉또폭포가 궁금하여 들러도 보고 곽지해수욕장의 풍경도 담았다. 청명하기 이를데 없는 하늘과 바다에 취해 내일의 백록담을 기대해 본다.

새벽에 일어나 예약해 놓은 관음사 탐방로로 향했다. 2021년 올해 부터 탐방객 수를 성판악 천명 관음사 천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늦게 제주도 행이 결정되어서 성핀악을 예약하지 못하고 관음사로 예약을 했다. 관음사 코스가 좀 더 힘들다 한다.
몇몇 여행기를 보고 페이스를 머리속에 그리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처음 온 곳이라 막막하기만 하다. 속도를 줄여 가며 계단과 돌길을 오르길 3시간 정도에 도착한 삼각봉 대피소. 중간에 제주시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잠깐의 평지를 빼곤 오르기만 한 것 같다.
삼각봉을 오르니 분화구 주변의 찬탄이 절로 나오는 황홀경에 눈이 호강한다.

황홀경이 지나면 정상이 금방일 것으로 생각하고 오르는데 아뿔싸 동행한 아들이 오버 페이스를 호소한다. 처음 산행지가 힘든 점이 어디까지 짜내야 하는 지를 모르니 페이스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우여 곡절 끝에 백록담에 도착하니 출발한 지 4시간 30분이다.
힘들었던 마지막 구간에서 하산 하던 산객의 한마디가 더 힘을 내게 했던 것 같다. 구름 한점 없는 백록담과 보기 힘든 가득찬 호수!!!

잠깐 휴식 후 12시 성판악으로 하산 시작. 긴 지루한 3시간 여의 하산 길.
https://m.tranggle.com/istory/view/20217578623?tp=pcno

[트랭글]에서 구돌이 님의 활동을 확인하세요.

#트랭글 #운동 #삼각봉 #백록담동능 #한라산 #구돌이 #삼각봉 #백록담동능 #한라산 #구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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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여행지인 드브르브니크로 출발한다. 행복한 표정의 버스 기사의 기분좋은 농담이 가는 길을 편하게 해 준다. 간이 터미널엔 여러나라 여행객이 북적인다. 가는 길이 보스니아를 거쳐 간다고 한다. 가는 내내 인터넷 검색을 하고 보니 이제사 크로아티아가 전쟁이 끝난지 20년 정도 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니 차창 밖의 풍경도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문뜩 플리트비체에서 보았던 추모비가 스쳐간다.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죽음을 추모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단지 테레비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여행지 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아픈 역사가 있었음을 알게된 것 도 여행자에겐 복이다.





드브로브니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구시가지로 이동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한무리의 여행자들이(한국인 포함) 승객들 내리는 뒷문으로 우르르 올라 타는 일이 생겼다.앞서 부지런히 이동해 줄을 선 터라 짜증이 밀려온다. 다음순간 기사가 큰 소리로 뒷문으로 탄 승객을 향해 내리라 호통이다. 이를 무시하던 몇몇에게 다가가 단호하게 내리라 하니 슬금슬금 내린다. 속이 다 시원하다. 뒷문으로 승차해서 태연자약하게 자리를 선점하는 막무가내 승객이 흔히 보이는 대한민국 버스를 떠올린다.

처음 본 드브로니크 구시가지는 그저 영화에서 보아 왔던 흔한 자그마한 성이다. 성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비스듬하게 비추는데 반질해진 대리석 바닥은 어릴적 양초칠한 교실 바닥처럼 빛난다. 이곳에서도 훌륭한 가이드 덕에 관광지 한가운데 숙소를 잡았다. 몸도 서서히 여행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지 여행자에서 관광객으로 변신하고 있다. 밤이 되는 성내의 미로엔 사람들이 더 북적인다.


딸아이에게 들은 동양인 중 한국,일본,중국 여자 구별법을 떠올리며 성벽을 따라 산책하던 중 분명한 한국 아이 둘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과 과장된 옷차림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속으로 흉을 잔뜩 보고 지나친다. 알아보는 이 없으니 고삐가 풀린 모양이다.




성벽 투어와 스르지산 전망대는 꼭 봐야 한다는데 성벽은 딸아이, 두 노인네는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향한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여러팀이다. 순서를 기다리는데 일본 관광객 가이드가 우릴 보고 어서 오란다. 자기들 인원이 많으니 둘을 먼저 타라 하나 보다 생각이 채 스치기 전에 미안하다네? 이것들이 일본인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남방계 특징이 많은 외모가 일본인으로 보이나 보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케이블카 운행이 안된다고 하여 괜한 걱정을 했나 싶었는데 스르지산 전망대에는 바람이 세차다.독립전쟁의 기억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이러저러한 상징물들이 말해 주는 것 같다. 아드리아해와 구시가지를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는 전망이어서 조용히 쉬다 가면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케이블카가 올라 오는 걸 보고 서둘러 내려 가 보니 한 무리의 동양인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성내로 들어 가고 있다. 잘 들어 보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다. 가이드가 무언가를 한참 설명을 하다 이동 하길래 꽁짜 안내를 기대하고 뒷쪽에 살짝 줄을 섰다 이내 돌아섰다. 기대했던 설명이 아니고 길 안내 정도이다.


이 곳에선 기대했던 시장이 없다. 과일이나 토산품 파는 정도다. 스플릿에서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맘이 여유러웠다면 신시가지로 분명 나갔을 것인데 남들 흔히 하는 보트 관광을 마지막으로 드브로브니크 일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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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바로 근처 무키네 마을에 있는 민박집은 한국 여행자들에겐 꽤 알려져 있는 곳이다. 블로그를 검색하다 보면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가정식 식탁 사진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원래는 버스로 스플릿으로 이동하려 하였는데 쥔장에게 부탁하여 택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버스 비용과 이동 시간을 따져 봤을 때 별반 차이가 안난다. 택시는 호주와 영국 청년 4명을 더 태우고 스플릿을 향한다. 앞 좌석의 네 청춘은 끊임 없이 재잘거린다. 처음부터 일행은 아니었을 듯 한데 스스럼이 없다.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점심 시간 조금 지나 도착한 스플릿은 강렬하다. 뜨거운 해볓과 고색창연한 궁전,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이 사진으로 보았던 영락없는 유럽의 구 도시다. 구도심 한가운데 숙소를 정하고 아드리아해에서 수영을 하자고 나대는 딸아이 등살에 근처 해변을 향한다. 시골 군 소재지 정도의 기차역과 터미널을 지나 도착한 해변은 유럽아니랄까봐 일광욕을 즐기는 남녀노소로 가득하다. 동네 아줌마들의 담소 장소도 되고 아장거리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의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하고 젊은이 들의 나들이 장소도 된다. 우리네 해변과는 조금 다른 풍경이다. 그런데 너무 뜨겁다. 9월인데 강렬한 태양은 한여름의 그것 보다 강렬하다. 조용히 그늘막 하나 빌려 식구들 수영하는 모습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 해수욕장 안전관리 요원 같다 한다. 그 어디도 안전관리 요원은 보이질 않던데 한국 사람 눈에은 안전관리 요원으로 보이나 보다. 










저녁 마트에서 와인 몇병과 맥주를 사들고 구도심 한가운데 아파트에서 피곤한 스플릿의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 스플릿 어시장과 재래시장을 둘러 보기로 한다. 어시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이른 아침 빗소리에 잠을 깬다. 비가 제법 오는데 며칠 계속 온다고 한다. 다음 일정지 드브로브닉크까지 비 소식이 있다 하니 좀 걱정이다.일단 어시장이 있다는 곳으로 아파트를 나서는데 이젠 폭우다. 대리석 바닥이 빗물로 덮으면서 길은 미끄럽고 준비해간 슬리퍼는 비에 죽죽 밋끌린다. 어렵게 찾아간 어시장은 비가와서 열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디행히 10여 곳의 난장이 열리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 새우를 구워 먹고 고등어를 구워 먹을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우리나라 포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개류나 해삼,멍개는 없지만 유럽에서 소금 구이를 먹을 기대감 말이다. 천일염 가방에 넣을 때 극구 말렸는데 걸리면 뺏기면 된다며 용기를 부린 식구들이 자랑스러울 지경이다.

어시장을 나오니 비가 잦아든다. 내친김에 재래시장이 선다는 광장으로 향한다. 마늘이 귀한 것인지 마늘 사라는 호객행위가 여러 곳이다. 토마토,가지,양상치 이런저런 것들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여느 식당을 가도 야채를 제공하는 메뉴는 별로 없고 짜고 느끼한 음식만 가득한데 야채라니!! 그 기쁨은 이루 표현하기 어렵다. 항상 생 야채를 즐겨 먹는 식성이라 이런 곳이라면 눌러 살아도 될 듯 하다. 올리브유 자그마한 것 하나 사고 식구들은 크로아티아에서 유명하다는 물소 고기를 스테이크용으로 쇼핑백에 담고 나니 갑자기 없던 힘이 난다. 밥과 김치만 없지 내가 원하는 식단이다. 아파트 안에 가득 베는 진한 비릿내는 덤이다. 이 비릿내를 빼려고 창문을 계속 열어 두어야 했다.

스플릿은 휴양지로는 손색이 없다. 아직 이런 저런 부대 시설이 부족하기는 하지는 풍경과 해볓과 바람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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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방치하고 있다 여행 다녀온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어 글을 올린다.


올해 초 가족들과 우연히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딘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딸 아이는 여름 한달간의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콜롬비아 우유니 사막을 보고 싶다 하고 아내는 유럽이 가고 싶은 가 보다. 나는 예전 부터 쿠바가 가보고 싶었고 일단은 딸아이에게 여행 계획을 만들어 보라 했다.

며칠간을 아내와 딸은 숙덕거린다. 이런저런 부담감에 결국 남들 다 가는 곳으로 결론이 났다.

꽃보다 언니로 인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크로아티아로 가기로 결론이 났고 모든 일정을 딸아이가 짜기로 했다. 여행 중 숙박은 민박,호스텔,에어비엔비로 해결하고 이동은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여 짠 일정이 인천 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크로아티아를 여행하고 다시 로마로 이동하여 이태리를 돌아본 뒤 나폴리에서 독일 뮌헨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다소 긴 일정이다. 다소 긴 일정이 고민스러웠지만 지르지 못하면 이런 기회를 다시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아 동의해 버렸다. 내친 김에 비행기 표까지 예매하고 나니 이젠 빼도박도 못하게 됐다. 이게 3월 정도의 상황이다.

시간은 빠르게 가고 출발일이 가까워 지는데 정작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계속 지연되어 출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역시 비행기 결재를 이미 해 버린 상황이 출발을 가능하게 한다. 에라 일은 일단 잊자.


출발 2-3일 전부터 집안이 분주하다. 긴 여행은 나도 처음이고 아내도 처음이다. 더군다나 아내는 여러 핸디캡 때문에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가득하다. 일단 부딪혀 보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 하루를 목고 다음날 자그레브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자마자 중앙역 근처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해 짐을 푸니 벌써 저녁 8시다. 숙소를 배정받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왠 오스트리아 청년 아니 소년이 자리잡고 있다. 가족실이 없어 이 친구랑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쉽게 적응이 안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친구 거리낌이 없다. 속옷만 걸치고 다니니 말이다. 애초 그꼴 안보려면 좀더 투자를 했으면 될 터인데 딸아이 나름의 배낭여행 경험이다.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괴상한 경험인데 그런 경우 흔하다고 하니 그게 더 이상하다. 앞으로는 그런 숙소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니 다행이다 싶다.


시간 일정을 체력적인 문제를 생각해서 최대한 여유롭게 일정을 잡아 오다 보니 꼼꼼히 다니기 보단 여유롭게 즐기는 일정이다.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해 버스로 터미널로 이동 다시 플리트비체 민박집으로 시외버스로 이동하여 진짜 여행을 준비한다. 꼬박 이틀 만이다.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민박집 방명록의 여행자 흔적이 정겹다. 홈페이지 하나 없이 이메일로만 예약을 받는 다고 하는데 예약 일정이 꽉차 있다. 블로거의 입소문 만으로 시골구석 민박집이 북적거리는 것은 손님 맞는 노부부의 친절과 배려 인 듯 하다.


거대한 석회암 지대에 위치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거대한 에메랄드 같다. 계곡을 따라 석회암의 침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수많은 호수와 폭포들이 그 물빛과 어우려져 아바타의 녹색 세상을 상상하게 한다. 공원 중간에 위치한 광장의 맥주와 유명하다는 치킨을 주문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공원 트래킹을 마치니 벌써 어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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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생활에 쫒겨 맘에만 담아두었던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를 두고 고민을 하다 울릉도를 택했다. 제주는 여러차례 가본 곳이고 언젠간 갈 일이 생길 것이고 지리산 둘레길을 생각해 봤으나 인터넷 검색 중 여행객이 많아져 이런저런문제점들이 생기고 있다 하여 울릉도로 가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떠올르지 않는 울릉이 왜 갑자기 떠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트위터를 통해 읽었던 몇개의 글이 연결된 것 일게다.

이런 저런 우여 곡절 끝에 묵호항에서 1시에 출항하는 배에 올라 배멀미 걱정과 미지의 섬에 대한 기대로 꽉차 있을 무렵 문자 한통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김상진 기념사업회 회장이신 재호형의 급작스런 부음에 도동항에 도착할 때 까지 내내 돌아갈 방법만 머리속에 맴돌고 여행 계획은 온데간데 없다. 도동항에 도착하여 보니 이틀이나 풍랑으로 결항된 때문으로 뭍으로 나갈 사람들이 장사진이다 보니 배편을 구하기 어렵게 됐다. 다음날 배편도. 무거워진 마음은 어쩔수 없으나 여행 또한 어쩔수 없다. 늦어진 출항으로 도착하니 벌써 해가 산너머로 넘어 가고 있어서 도동 주변의 관광지를 둘로 보기로 하고 독도 전망대와 도동약수공원을 다녀오니 어덕해 진다. 도동이 섬 동쪽에 있다 보니 어둠이 일찍 찾아 온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 오니 7시. 혼자 여행이다 보니 할일도 없고 문상 가지 못한 죄스러움을 털어 버릴려고 가게에서 사온 쐬주와 맥주를 청승맞게 비우고 산책이나 하려고 항구 쪽으로 나가니 행남해안산책로가 눈에 들어 온다. 해안을 따라 가로등이 죽 늘어서 있는데 저동까지 가는 길이라 한다.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카메라 정리하고 문상가 있는 지인과 전화통화 하고 나니 1시가 넘어 버렸다.

아침 7시50분 까지 나오라는 가이드의 문자를 받고 울릉도 일주 관광과 간단한 트레킹 일정을 시작한다. 도동에서 출발하여 통구미,남양,태하를 거쳐 예림원까지 친절한 가이드의 안내로 기암괴석에 얽힌 사연들을 듣기는 하는데 어느 여행지나 다를바 없는 설명은 좀 지루 하다. 섬을 둘러 보며 평평한 해안도로 쯤으로 생각했던 것이 어이 없어지며 울릉의 땅에 기대어 사는 이들의 팍팍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경사진 땅에 농사 짓고 수확하고 오르내리는 이들이 존경스럽기 까지 한다. 나리분지에서 점심 후 석포 마을에서 내수전 까지 이어지는산길을 걸어 이동한다. 옛길을 정비하여 트레킹 코스로 개발해 놓은 곳인데 걷기에 무난하다. 산허리를 잘라 만든 길이라 오른쪽은 가파른 산이고 왼쪽은 깍아지는 벼랑이다. 걷는 사이사이 보이는 바다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비로서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내수전 전망대와 봉래폭포를 보는 것으로 이들째 울릉도 여행도 마무리 된다. 하루동안 둘러본 울릉은 깍아지는 절벽과 해안도로를 따라 죽 늘어서 있는 기암괴석이 있는 어느 여행지 보다 이국적인 섬이라는 것을 느낀다.


삼일째 되는 날 성인봉을 완주하기로 한다. 최근들어 등산을 몇번 해 봤지만 산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어떻게 페이스를 조절해야 하는지 아직은 초보이다 보니 자주 놓친다. 여행사에서 알려준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하여 오른 안평전 코스. 무난하긴 뭐 무난?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30여분을 그냥 급경사길이다. 정상까지 한참 남았는데 벌써 이러면 정상 부근의 깔딱은 어쩔거냐는 걱정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오르니 정상 부근은 오히려 완만하다. 정상을 지나 나리분지 쪽으로 하산길을 잡고 나무계단을 내려 오니 왼쪽에 성인수라는 약숱터가 보여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재호형 가시는 길 울릉도에서 술한잔 올리고 다시 나무계단을 계속 내려 가다보니 단풍이 장관이다.

나리분지 쪽에서 올라 오는 팀 몇을 제외하고는 하산하는 길에 만난 등산객은 없다. 혼자 다니는 데 익숙한 나에겐 어쩌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나리분지로 내려온 후 추산(송곳산)으로 내려가려 하는 데 길 찾는데 실패하고 어쩔수 없이 천부길로 들어서 한참을 구비구비 길을 내려오니 해변마을 천부에 도착했다. 흔히 시골마을에서 보던 다방 아가씨가 차배달을 마치고 내려가고 있다. 정겹다고 해야 하나 뭐라해야 하나. 아가씨가 나선 곳엔 벌건 대낮에 두 아저씨 얼큰하게 취한채 언쟁이 한참이다. 무슨 언쟁거리 인지 궁금하지만 잘못하단 어떤 불똥이 튈지 두려워 귀를 쫑긋이며 지나친다. 천부에서 현포까지 해안도로를 걸어 도착하니 3시경. 어제 트레킹하던 석포로 갈 생각이었는데 해떨어지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저동으로 가는 도중에 날이 어두워 질 것 같아 포기하고 해안도로를 걸었다. 현포에서 버스타고 도동으로 복귀하니 4시경이다. 엇그제 중간에 돌아온 행남해안 산책로를 마저 돌아 보기로 한다. 등대를 보고 저동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아찔한 회전계단을 내려 저동 촛대바위까지 왕복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울릉에서의 마지막날 오후에 죽도관광을 하기로 하고 오전에 지난번 다녀온 태하마을 옛길을 찾아 보기로 하고 버스에 올랐다. 태하에 내려 항구와 성하 신당을 잠시 살펴 보고 옛길을 찾아 마을로 들어가니 집사이에 자그마한 골목길에 옛길 표시가 있다.역시나 울릉도 답게 절벽에 한사람 겨우 다닐만한 길이 보인다. 지금은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로 오르는데 옛길로 올라 모노레일 승강장을 지나자 관광객 한분이 호기심을 보인다. 휘적휘적 돌아 다니다 자그만 오솔길을 발견하고 한참을 가니 절벽사이 해송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돌아갈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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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 출처 : 서울시인터넷방송 총25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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