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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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i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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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여행지인 드브르브니크로 출발한다. 행복한 표정의 버스 기사의 기분좋은 농담이 가는 길을 편하게 해 준다. 간이 터미널엔 여러나라 여행객이 북적인다. 가는 길이 보스니아를 거쳐 간다고 한다. 가는 내내 인터넷 검색을 하고 보니 이제사 크로아티아가 전쟁이 끝난지 20년 정도 밖에 안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보니 차창 밖의 풍경도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문뜩 플리트비체에서 보았던 추모비가 스쳐간다.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죽음을 추모하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단지 테레비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여행지 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아픈 역사가 있었음을 알게된 것 도 여행자에겐 복이다.





드브로브니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구시가지로 이동하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려고 줄을 서 있는데 한무리의 여행자들이(한국인 포함) 승객들 내리는 뒷문으로 우르르 올라 타는 일이 생겼다.앞서 부지런히 이동해 줄을 선 터라 짜증이 밀려온다. 다음순간 기사가 큰 소리로 뒷문으로 탄 승객을 향해 내리라 호통이다. 이를 무시하던 몇몇에게 다가가 단호하게 내리라 하니 슬금슬금 내린다. 속이 다 시원하다. 뒷문으로 승차해서 태연자약하게 자리를 선점하는 막무가내 승객이 흔히 보이는 대한민국 버스를 떠올린다.

처음 본 드브로니크 구시가지는 그저 영화에서 보아 왔던 흔한 자그마한 성이다. 성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비스듬하게 비추는데 반질해진 대리석 바닥은 어릴적 양초칠한 교실 바닥처럼 빛난다. 이곳에서도 훌륭한 가이드 덕에 관광지 한가운데 숙소를 잡았다. 몸도 서서히 여행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지 여행자에서 관광객으로 변신하고 있다. 밤이 되는 성내의 미로엔 사람들이 더 북적인다.


딸아이에게 들은 동양인 중 한국,일본,중국 여자 구별법을 떠올리며 성벽을 따라 산책하던 중 분명한 한국 아이 둘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과 과장된 옷차림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속으로 흉을 잔뜩 보고 지나친다. 알아보는 이 없으니 고삐가 풀린 모양이다.




성벽 투어와 스르지산 전망대는 꼭 봐야 한다는데 성벽은 딸아이, 두 노인네는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로 향한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여러팀이다. 순서를 기다리는데 일본 관광객 가이드가 우릴 보고 어서 오란다. 자기들 인원이 많으니 둘을 먼저 타라 하나 보다 생각이 채 스치기 전에 미안하다네? 이것들이 일본인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남방계 특징이 많은 외모가 일본인으로 보이나 보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케이블카 운행이 안된다고 하여 괜한 걱정을 했나 싶었는데 스르지산 전망대에는 바람이 세차다.독립전쟁의 기억이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이러저러한 상징물들이 말해 주는 것 같다. 아드리아해와 구시가지를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는 전망이어서 조용히 쉬다 가면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케이블카가 올라 오는 걸 보고 서둘러 내려 가 보니 한 무리의 동양인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성내로 들어 가고 있다. 잘 들어 보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다. 가이드가 무언가를 한참 설명을 하다 이동 하길래 꽁짜 안내를 기대하고 뒷쪽에 살짝 줄을 섰다 이내 돌아섰다. 기대했던 설명이 아니고 길 안내 정도이다.


이 곳에선 기대했던 시장이 없다. 과일이나 토산품 파는 정도다. 스플릿에서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맘이 여유러웠다면 신시가지로 분명 나갔을 것인데 남들 흔히 하는 보트 관광을 마지막으로 드브로브니크 일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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